<알쓸신잡> 시리즈가 '인간'을 주제로 돌아왔습니다. 특별히 이번 <알쓸인잡>은 BTS의 RM(김남준)을 MC로 섭외해 화제가 됐습니다. 바뀐 MC만큼 <알쓸인잡>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리뷰하겠습니다.
목차
1. 프로그램 소개
먼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 <알쓸인잡>은 tvN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매회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원래 <알쓸신잡> 시리즈는 패널들이 실제로 여행을 떠나고, 맛집을 방문하면서 얘기를 나눴었죠. <알쓸인잡>은 딱히 이동하지는 않고, 패널들이 스튜디오 같은 공간에서 서로 얘기를 나누는 형식입니다.
참고로 <알쓸신잡>에서 나영석 사단으로 연출을 맡았던 양정우 PD가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습니다.
2. 출연자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방영된 <알쓸신잡>의 MC는 유희열과 유시민이었는데요. 유희열은 표절 논란, 유시민은 정치 활동으로 방송 출연이 어려워지면서 <알쓸인잡>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MC인 장항준과 RM(김남준)이 섭외됐습니다. 전문가 패널로는 김영하, 김상욱, 심채경, 이호가 출연합니다.
1) 장항준
장항준 영화감독은 최근 예능에서 자주 얼굴을 보이는 인물이죠. 전작 <알쓸범잡>에서 좋은 진행을 선보였고, SBS <꼬꼬무>에서도 스토리텔링 능력을 인정받아서인지 이번 <알쓸인잡>에서도 MC로 섭외됐습니다. 다만 유희열, 유시민이 보여줬던 토크를 이끌어 가는 능력은 다소 부족해 보였습니다.
2) RM (김남준)
BTS가 세계적 스타가 된 이후 예능 고정이 된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요. RM은 2015년 tvN <문제적 남자>에 출연하며 '뇌섹남'으로 활약한 적도 있고, 나름대로 지식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여 제작진이 캐스팅한 것 같습니다. BTS를 좋아하는 시청자의 유입도 노릴 수 있고요. 가수로서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 아니기 때문에, 프로그램에서는 '남준'으로 불립니다.
3) 과학박사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 교수 김상욱입니다. <알쓸신잡> 시즌3에 출연하기도 했고, 워낙 다양한 방송에서 과학 전문가로 출연하면서 시청자에게 익숙한 분이죠. 방송 경력이 풍부한 만큼 <알쓸인잡>에서도 흥미진진한 토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리 교수님답게 뭐든지 이과적 사고를 먼저 하시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산타클로스의 속도를 진지하게 계산해 본다든가)
4) 문학박사 김영하
소설가 김영하입니다. 김상욱과 같이 <알쓸신잡> 시즌3에 출연했고, 역시 방송 경력이 풍부한 만큼 시청자를 몰입하게 하는 입담을 선보입니다. 소설가이신데도 김상욱 교수의 이과적 질문을 잘 받아주시고, 다른 패널들과 티키타카도 좋은 편입니다.
5) 천문학자 심채경
천문학자, 행성과학자인 심채경입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한 적이 있고, 한국 달 탐사 프로젝트를 이끌어 갈 차세대 연구원이라고 하네요. 방송 출연이 많지 않은 분이라 존재감이 크게 없을 줄 알았는데, 천문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이 풍부하신 것 같습니다. 다른 패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토크를 잘 이끌어 가는 편입니다.
6) 법의학자 이호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법의학자인 이호입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자주 보신 분이라면 익숙하실 겁니다. <유퀴즈>에도 출연했을 때 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서인지, 이번에 제작진이 눈여겨보고 섭외한 것 같습니다. 다만 <알쓸인잡>의 테마가 '인간'을 소개하는 콘셉트이다 보니, 법의학자로서 이호만의 통찰은 그다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후술 할 프로그램 단점에서 더 적어 보겠습니다.
3. 프로그램 장점
1)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인물 소개
가상 인물, 과학자,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 소개를 다양한 직업을 가진 패널의 시각으로 듣는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인간을 주제로 해서 그런지, 위인전을 읽는 느낌도 들고, 꽤나 특색 있게 느껴졌습니다.
2) 편하게 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 예능
출연자들의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인물을 설명하기 때문에 배경지식 없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예능입니다. 자연스러운 수다를 통해 다양한 지식과 교양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3) 이해를 돕는 애니메이션/자료화면
사실 아무리 좋은 교양, 강의 예능이라도 일방적인 설명만 계속되면 지루한 법이죠. <알쓸인잡>은 출연자들의 말로만 프로그램이 구성되지 않고,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드라마, 영화, 삽화 등의 자료화면을 적절히 삽입해 지루함을 덜었습니다.
4. 프로그램 단점
1) 패널과 소개 인물 미스매치
<알쓸인잡>은 '인간'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 없는 인물을 얘기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패널만의 시각이 잘 드러나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법의학자 이호가 소개하는 모험가 빅터 프랭클, 천문학자 심채경이 소개하는 건축가 로블링 등인데요.
자기 전공 분야와 관련 없는 사람을 소개할 거면, 굳이 그 패널을 섭외했어야 하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물리, 문학, 천문학 쪽 사람들만 소개하라는 건 아닙니다. 패널들이 다양한 인물을 소개하는 건 좋지만, 패널들만이 가진 전문 분야의 시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거죠.
2) 아쉬운 출연자 케미
<알쓸신잡> 시리즈는 출연자의 케미를 보는 재미 역시 쏠쏠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알쓸인잡>은 아직까진 출연자 사이의 케미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영하, 김상욱은 서로 얘기를 잘 주고받는 편이지만, MC 장항준과 RM은 리액션 역할에만 그치는 느낌입니다.
BTS의 인기 때문일까요? RM을 '김남준'으로 대하는 게 아니라, 다른 출연자들이 월드스타로 대하는 느낌입니다. <문제적 남자>에서 RM이 보여줬던 '뇌섹남'으로서의 면모는 부족했습니다.
3) 법의학자 이호의 매력 부족
프로그램이 4회밖에 방영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아직 법의학자 이호의 매력이 잘 드러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김상욱, 김영하, 신채경의 몰입도 있는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에 비해 이호의 활약이 아쉬웠습니다. 이호가 활약할 수 있는 '인간' 주제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일까요? 아무튼 법의학자, 의대 교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전문가적인 면모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5. 시청률
<알쓸인잡>의 1회 시청률은 3.5%로 나쁘지 않은 출발입니다. <알쓸신잡> 마지막 시리즈의 평균 시청률은 5%대였지만, 그래도 3.5%면 선방했다고 봅니다. 다만 1회 이후로 시청률이 쭉 하락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알쓸인잡>의 '인간' 주제 자체가 좀 모호한 면이 있고, 출연자의 케미가 부족하다는 점이 시청률 하락 요인으로 보입니다.
6. 평가
다양한 인물을 주제로 잡아서, 마치 위인전을 소개하듯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는 게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입니다. 다만 소개하는 인물들이 패널들의 전공 분야와는 상관없을 때가 많았는데요. 출연자들의 이야기로 문학, 과학, 의학 같은 전문 분야에서 자신만의 시각을 드러내기보다는, 인물에 대한 인격적인 평가 정도로만 설명이 끝나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MC 장항준과 RM의 역할도 조금은 아쉽습니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 드라마 제작자로서 재밌는 관점을 많이 보여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다른 전문가 패널들에게 기가 눌린 건지(?) MC로서는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RM도 MZ세대 같은 젊은 시청자를 대변하는 역할로 섭외된 만큼, 전문가 패널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을 보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별점: 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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