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새로운 연애 예능에 도전했습니다. 전소민, 넉살과 함께하는 tvN <스킵>인데요. 항상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유재석의 도전 정신은 존경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스킵>은 결과가 좀 아쉽습니다. 연애할 시간도 없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소개팅 콘셉트의 연애 예능 <스킵>.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었는지 리뷰하겠습니다.
목차
1. 프로그램 소개
tvN <스킵>은 목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소개팅하는 연애 예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핵심은 남녀가 상대방을 평가할 때, 스킵 혹은 하트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어색하게 재거나 민망해할 필요 없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킵, 마음에 들면 하트를 외치면 됩니다.
1) 1차 토크
남자 출연자 4명이 마스크를 쓴 채로 순서대로 입장합니다. 미리 기다리고 있는 여자 출연자는 남자의 소개를 듣고 마음에 들면 하트,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킵을 선택합니다. 하트를 선택하면 남녀가 마스크를 벗고, 10분간 상대방과 1대1 대화할 수 있습니다.
대화하는 동안 상대방의 정보를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스킵 정보가 제공되는데요. 대화를 했는데,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킵 버튼을 누를 수 있습니다. 남녀 모두 스킵 버튼을 누르면 대화방이 폭파되고,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대기실에서 다른 이성과 합의 하에 대화를 새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2) 2차 토크
출연자의 방을 공개해, 방을 보고 상대 이성이 마음에 들면 하트,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킵 버튼을 누릅니다. 2차 토크는 서로 손을 잡은 채로 10분 동안 대화합니다. 1차 토크 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겠죠?
3) 도시락 선택
1차, 2차 토크를 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이성에게 자신이 준비한 도시락과 쪽지를 전달합니다. 도시락을 받지 못한 사람은 제작진이 준비한 스킵 도시락을 먹습니다.
4) 로테이션 대화
마지막으로 모든 이성과 5분 동안 대화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연애 앙케트 퀴즈 우승자는 원하는 이성과 2분 동안 추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5) 최종 선택
원하는 이성에게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건넵니다. 서로 마음이 통해야 연락처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없을 경우 스킵할 수 있습니다.
6) 기타
기수마다 남녀의 선택은 번갈아 진행됩니다. 프로그램 중간, <연애편지>처럼 장기자랑하면서 출연자들이 각자의 매력을 어필하는 코너, 연애 앙케트 퀴즈 코너가 있습니다.
2. 출연자
1) 유재석
유재석은 평소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관찰 예능을 마다한 그가 프로그램 <스킵>을 선택한 건, 빠르게 상대방을 만나고 평가할 수 있다는 규칙 때문으로 보입니다. 출연진을 편하게 해주는 그의 진행력은 여기서도 돋보입니다. 다만 남녀 연애 감정을 관찰하는 건 아직 어색한지, 다른 연애 프로그램의 패널보다는 아쉬운 모습입니다.
2) 전소민
전소민은 <런닝맨>, <식스센스>로 유재석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죠. 유재석과 전소민의 케미가 워낙 좋기도 하고, <식스센스> 연출 정철민 PD가 이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그런지 전소민도 출연합니다. MC지만, 소개팅에 나온 일반인 남자 출연자에게 흑심을 품는다며 유재석에게 구박을 받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또 유일한 여자 MC 답게 소개팅에 나온 일반인 여성들의 심리를 잘 캐치하는 편입니다.
3) 넉살
래퍼 넉살은 <놀라운 토요일>에서 고정으로 재밌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스킵>에서도 유재석 못지않은 입담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연애 감정을 잡아내는 데는 다소 서투른 유재석을 대신해 소개팅에 나온 출연진들의 감정을 잘 파악합니다.
3. 프로그램 장점
1) 바쁜 현대인에게 어울리는 소개팅
첫인상만 보고 결정된다는 요즘 만남의 특성을 잘 반영했습니다. 스킵/하트 버튼을 통해 빠르게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거나 거절할 수 있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2) MC들의 입담
소개팅 자리는 어색할 수 있는데, MC들이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해 줍니다. 유재석이 연애 예능임에도 섭외에 응한 이유가, 자신의 진행력과 입담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여러 사람과 수다 떠는 걸 좋아하니까요.
3) 뛰어난 외모와 스펙의 출연진
연애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출연진들의 외모와 스펙이죠. <스킵>에 나온 출연진들이 대체로 외모가 준수하고 스펙도 좋아서, 출연자들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의사, 모델, 승무원, 이모티콘 작가, 뷰티 유튜버, 건축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출연했습니다.
4) 가볍게 볼 수 있는 연애 예능
<환승연애>, <솔로지옥> 같은 연애 예능에서 흔히 보이는 갈등 요소가 <스킵>에는 거의 없습니다. 나는 무거운 분위기의 연애 예능은 부담스럽다, 그냥 가볍게 즐기는 마음으로 보고 싶으시면 <스킵>을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4. 프로그램 단점
1) 너무 짧은 대화 시간
출연진들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출연진들이 서로의 첫인상, 외모만 보고 결정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연애 프로그램이 주는 감정적인 교류는 거의 느낄 수 없다.
2) 지나친 MC의 개입
MC들이 소개팅 분위기를 원활히 하는 것은 좋지만, MC의 개입이 너무 강하다고 느껴지는데요. 출연진들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오직 1차, 2차 토크뿐이라서 아쉬웠습니다. 중간에 나오는 장기자랑, 앙케이트 등의 코너는 2000년대 <연애편지>, <X맨>을 떠올리게 했는데요.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요즘 트렌드에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3) 엉성한 룰
번호대로 스킵/하트를 선택하는 규칙인데, 소개팅 상대방이 한꺼번에 나오는 게 아니라서 맨 앞과 맨 뒤 번호를 뽑은 사람이 너무 불리합니다. 상대방을 전부 보고 선택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출연자들의 선택이 전적으로 운이나 타이밍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아예 해보지 않은 사람이랑은 최종 매칭될 확률이 없기 때문에, 결국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가 떨어집니다.
4) 진정성 의구심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연애할 시간도 없는 현대인을 위한 소개팅이었습니다. 그런데 섭외되는 인물은 모델, 유튜버 같은 사람이라서 출연자들의 진정성이 살짝 의심되었습니다. <솔로지옥>보다는 출연진들의 태도가 진지하지만, <나는 SOLO>만큼은 진지하지 않다는 게 개인적인 소감입니다.
5. 시청률
<스킵>의 시청률은 1.5%로 시작해서 1.1%로 점점 하락하고 있습니다. 1회와 2회가 1기, 3회와 4회가 2기였는데요. 보통 연애 예능은 다음 회가 기다려지고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에 시청률이 점점 올라가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1기와 2기 모두 2번째 회부터 시청률이 떨어지는 걸 보면, <스킵>은 다음 회가 궁금하지 않은 예능 같습니다.
6. 평가
연애 프로그램의 핵심은 2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출연자들의 미묘한 연애 감정선과 스토리텔링, 둘째는 뛰어난 외모나 스펙으로 보여주는 시각적인 재미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비주얼은 괜찮지만, 연애 프로그램의 기본을 놓친 것 같습니다.
깊은 대화는 기껏해야 2번뿐이기 때문에 출연자들의 선택이 뻔합니다. 1차, 2차 토크 후 도시락까지 전달되고 나면 그때는 이미 출연자들의 결정이 눈에 보입니다. 시청자가 굳이 최종 결정을 보지 않아도 예측이 간다는 거죠. 출연자들의 대화 시간을 늘리거나, MC의 개입 자체를 줄이는 등 프로그램 포맷 수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재석의 연애 예능 도전은 과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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