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가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 시골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방치된 빈집들이 꽤 많은데, 이 빈집들이 범죄 장소로 쓰이기도 하고 외지인이 몰래 들어오기도 해서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KBS <세컨 하우스>는 그런 빈집을 조명한 목요일 예능입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요즘 예능 트렌드를 따라간 프로그램, <세컨 하우스>를 리뷰하겠습니다.
목차
1. 프로그램 포맷
전남 강진, 강원 홍천에서 빈집을 찾아 출연자들이 직접 리모델링합니다. 리모델링한 집에 출연자들이 실제로 거주하게 됩니다. 단순 일회성 촬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리모델링한 집은 지자체에 기부한다고 하네요. KBS다운 기획입니다.
이렇게 출연자들이 직접 어떤 식으로 집을 꾸밀지 구상하고, 전문가와 함께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2. 출연자
1) 최수종-하희라
최수종-하희라 부부는 연예계에서 금슬 좋기로 소문난 부부죠. KBS <살림남>에서 패널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고요. 최수종 씨는 <세컨 하우스>에서도 변함없는 사랑꾼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이제 60이 다 되어 가는데도, 하희라 씨에게 애교가 많은 모습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2) 주상욱-조재윤
주상욱-조재윤은 같은 배우로서 오랜 친구사이라고 합니다. 조재윤 씨가 주상욱 씨보다 4살 형인데,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지내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브로맨스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두 사람입니다.
3. 프로그램 장점
1) 힐링/공익 리얼리티
예전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대세였을 때는 출연자들이 몸을 쓰고, 다소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죠. 관찰 예능이 주가 되면서 자극적인 재미보다는, 자연스러운 재미를 추구하는 게 예능의 대세가 됐습니다.
<세컨 하우스> 역시 자극적인 재미보다는 잔잔한 웃음을 주는 예능입니다. 출연자들이 시골로 내려가 사람들과 만나고, 집을 짓는 모습을 보면서 힐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시 사람들에게 전원생활의 로망을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할까요. 단순 로망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집을 리모델링함으로써 진정성도 더해주고, 공영방송 KBS 답게 시골 빈집 문제를 해결한다는 공익도 담긴 모습입니다.
2) 리모델링 정보 제공
출연자들이 직접 집을 다시 짓는 모습을 보면서 리모델링 정보를 소소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리모델링을 소재로 한 예능은 <하우스 대작전>, <바꿔줘! 홈즈> 등이 대표적이죠. <하우스 대작전>은 의뢰인을 위해 전문가가 건물을 통째로 리모델링하는 예능이었고, <바꿔줘! 홈즈>는 <구해줘! 홈즈>의 스핀오프로써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조명한 예능입니다.
<세컨 하우스>는 시골 빈집을 출연자들이 직접 리모델링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연진들이 리모델링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진정성이 더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호감 가는 출연진
최수종-하희라 부부는 중장년층, 특히 어르신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이죠. 리모델링한 빈집에 살면서, 시골생활에도 적응을 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상욱-조재윤도 오랜 동료 사이답게 케미가 좋은 편이고, KBS 드라마에 주상욱은 '이방원' 역할로 출연한 적이 있어 역시 인지도가 있는 편입니다.
4. 프로그램 단점
1) 현실감 없는 기획
출연진들이 집을 리모델링해서 살기는 하지만, 결국 그 집은 주거 목적이 아니라 이름처럼 '세컨 하우스', 즉 '별장'의 느낌이 강합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 가능한 시도라는 거죠.
현실적으로 평범한 직장인이 출연진들처럼 시골 빈집을 리모델링해 사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세컨 하우스>의 콘셉트에 시청자들이 완전히 공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요.
2) 출연진 캐스팅
출연진들이 중장년층들에게 호감을 주기는 하지만, MZ세대 같은 젊은 세대들이 보기에는 올드한 느낌입니다. 시청자가 예상할 수 없었던, 일 잘하는 연예인을 섭외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최수종, 주상욱이 보여줄 일꾼으로서의 이미지는 조금 뻔한 느낌이 있습니다.
3) 잔잔한 포맷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지 않는 것은 좋지만, 포맷 자체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잔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골로 여행을 떠나고, 자급자족하는 콘셉트는 새로운 게 아니니까요.
tvN, 나영석류 예능이 이런 콘셉트를 특히 좋아하죠. 최근 나온 <해치지 않아>, <슬기로운 산촌생활>과 많이 비슷합니다. 빈집을 리모델링한다는 것도 조금 비슷합니다. <세컨 하우스>는 출연진들이 어떻게 리모델링하는지에 더 초점을 맞췄지만요. 시청자에게 긴장감이나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장치가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5. 시청률
<세컨 하우스> 시청률은 4.1%로 시작해 현재 3%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목요일 오후 예능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입니다.
6. 평가
KBS 예능답게 재미와 공익성 모두를 잡은 프로그램 같습니다. 중장년층들에게 친숙한 출연진을 활용해 잔잔한 재미, 힐링을 주는 게 인기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후속 시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2030 연령대의 출연진이 추가 투입되어도 좋을 듯합니다. 요즘 세대만의 리모델링으로 청년들은 어떤 주거 생활을 꿈꾸는지 <세컨 하우스>가 보여줬으면 합니다.
빵 터지면서 웃긴 장면은 없지만, 소소한 시골 생활에서의 모습이 주는 잔잔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세컨 하우스>를 추천합니다.
별점: 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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