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예능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나왔다 하면 어느 정도 재미를 보장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게임이 있었습니다. 바로 '추격전'인데요. <런닝맨>의 초창기 포맷인 방울 숨바꼭질, <무한도전>의 돈가방 추격전, 꼬리잡기, 스피드 특집 등 추격전은 항상 평타 이상은 치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할 넷플릭스의 <도주 중: 배틀로얄>은 그 추격전의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2004년부터 방영된 프로그램인데, 2022년 11월 15일에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는 60분짜리 4회로 이루어진 한 시즌만 올라와서 가볍게 보기 좋습니다. 장수한 프로그램은 그 이유가 있겠죠? <도주 중>은 어떤 예능인지 리뷰하겠습니다.
목차
1. 프로그램 소개
<도주 중>은 간단히 말해 술래잡기 예능입니다. '도주자'로 불리는 게임 참가자 29명이 '헌터'로 불리는 술래 120명에게서 200분 동안 도망쳐야 합니다. 1초마다 100엔씩 상금이 누적되고, 미션을 통해 상금 누적액을 늘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도주자는 최대 504만 엔의 상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 도중 도주자는 스스로 항복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지금까지 누적된 상금을 받고 나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헌터가 도주자들을 잡아 버리면 게임이 싱겁게 끝나겠죠. 처음엔 헌터 20명으로 시작해서, 도주자들의 미션 성공 여부에 따라 헌터의 수가 변합니다. 로봇 군단이 가지고 있는 영어 단어 철자 맞추기, 티켓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 관광객 찾기, 헌터 제거 버튼이 달린 애드벌룬 내리기 등 다양한 미션이 있습니다.
촬영 장소는 일본 나가사키에 있는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입니다. 크기가 여의도의 절반인 152헥타르에 달합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3번째로 큰 테마파크라고 합니다.
2. 출연자
사토 지로, 아세이, 아노, 이게타 히로에, 엘리, 오쿠보 요시토, 카네무라 키무, 킨조 스카이, 쿠로키 히카리, 코세이, 코모토 준이치, 코지마 요시오, 사이토 츠카사, 사토 케이고, 사노 하야토, 시바타, 진진, 세토 토시키, 타나카가, 츠다 아츠히로, 나에나노, 할리우드 자코시쇼, 혼다 마린, 마히루, 마츠마 타쿠야, 최민호, 모리사키 윈, 야부키 나코, 요시코
그나마 한국인들이 알만한 사람은 샤이니의 민호와 아이즈원으로 활동했던 야부키 나코입니다. 민호는 운동신경이 좋은 걸로 유명한 아이돌이죠. <도주 중>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선보입니다. 유일하게 아는 한국인 출연진이라 더 반가웠네요. 일본에서도 꽤 인지도가 있는지 다른 일본 출연진들이 자주 호감을 표현합니다.
3. 프로그램 장점
1) 압도적 규모의 추격전
<도주 중>을 보며 가장 놀랐던 건 정말 규모가 압도적이라는 겁니다. <런닝맨>에서도 가끔 테마파크에서 추격전을 하기는 했지만, 술래가 100명이 넘고 참가자가 29명이나 되는 추격전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제작비와 제작 시간이 정말 엄청나게 들 것 같습니다. 헌터들이 스카이다이빙으로 내려오는 모습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2) 긴장감을 주는 헌터들의 추격
<도주 중>의 아이덴티티는 헌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매트릭스에 나오는 요원들처럼, 헌터들이 모두 검정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끼고, 검정 양복을 입고 나오는데요. '헌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주자들을 집요하게 쫓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참고로 '헌터'들은 시야에서 도주자가 벗어나면 그 즉시 추격을 멈춥니다. 도주자가 아닌 카메라맨 같은 다른 스태프가 보이면 일부러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하네요.
3) 다양한 미션들
단순히 도망치고 잡히는 걸로만 구성됐으면 프로그램이 지루하겠죠.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도주자들이 미션에 참여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상금 누적액수를 늘리는 미션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미션의 난도와 중요도가 모두 올라갑니다. (미션에 실패하면 헌터 100명이 투입된다든가) 아무튼 다양한 미션으로 추격전의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도주자를 밀고할 수 있는 '배신자'가 중간부터 생겨나는데요. 배신자 때문에 도주자끼리도 서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 흥미진진합니다.
4. 프로그램 단점
1) 너무 많은 출연진
사실 이건 장점이다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출연진이 많아서 프로그램의 거대한 규모를 보는 재미가 있지만, 초반에는 누가 누군지 잘 몰라 집중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 연예인을 잘 모르는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한국 시청자는 민호의 활약을 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2) 다소 느슨한 편집
<도주 중>은 200분 동안 도주자들이 도망치는 예능입니다. 그런데 넷플릭스에 올라온 분량은 1시간 X 4회로 240분입니다. 29명의 참가자를 감안하더라도, 편집이 다소 늘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추격전에서 제일 재밌는 건 아슬아슬하게 도망가는 참여자를 술래가 쫓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솔직히 <도주 중>에는 그런 장면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체력적으로 뛰어난 출연진이 좀 적은 느낌? 특히 여성 출연진들이 싱겁게 잡히는 그림이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5. 평가
지금까지 본 제가 본 추격전 중 규모 만큼은 최대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0분 동안 헌터를 피해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규칙도 단순해서 가족끼리 보기 좋은 예능입니다. 중간에 프로그램이 살짝 늘어지기는 하지만, 4회 마지막 10분에서 보여준 긴장감만큼은 최고였습니다. 추격전 예능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별점: 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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